새콤달콤한 베트남의 감귤류
주스·과일청·마멀레이드잼으로 건강과 입맛을 동시에 챙기세요

어릴 적 겨울이면 거실의 소파에서 TV 리모컨을 차지한 엄마와 누나가 드라마 한 편을 보면서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신 귤 한 봉지를 순삭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손이 노랗게 변하는지도 모르며 먹다가 드라마가 끝나면 한편에 수북이 쌓여있는 뀰 껍질을 보고 서로 놀라곤 하던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었는데... 그래서일까요 강산이 여러 차례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귤을 보면 엄마와 누나가 생각이 납니다.
흔히 감귤류를 가리켜 '비타민 C의 보고' 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감기 예방이나 면역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베트남에도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면 다양한 감귤류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자몽, 레몬, 라임 등은 그 종류와 색깔 맛까지 다양해서 고르고 비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매번 뭘 살지를 고민하다가 그래고 결국은 늘 익숙했던 쪽으로 손이 가곤 하지만요.
감귤류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C는 면역력이 떨어진 신체조직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항상화 작용을 통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타민C는 약용 및 미용상으로도 여러 이점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시중의 다양한 건강보조 식품이나 화장품에 단골 원료이기도 합니다. 만성피로에 개선에 도움을 주고 불면증에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독소 제거에도 탁월해서 다이어트 식품에 많이 쓰입니다. 장점을 나열하다 보니 만병통치약이 돼버렸네요. ^^
이제 베트남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감귤류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라임 (베트남 이름 Chanh)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대사 다들 한번 쯤은 들어보셨죠? 영화 '내부자들'에서 주인공 이병헌이 내뱉은 애드리브였다죠. 여기서 등장하는 모히또가 바로 라임을 설탕에 재어 만든 음료입니다. 사실 단순한 음료보다는 칵테일로 더 많이 마시죠.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살아생전 가장 사랑한 음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헤밍웨이가 매일 다녀갔다는 칵테일 바 '라 보데기따'.. 쿠바의 아바나는 개인적으로 담아둔 여행 버킷리스트에 저 꼭대기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네요.
한국에서 라임은 자주 볼 수 가 없죠. 그래서 주로 가공된 식품으로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가장 흔한 과일 중에 하나입니다. 길거리 가로수로도 많이 심겨있거든요. 라임이 어떻게 생겼는데 얼른 생각나지 않으시면 쌀국수 집에서 반으로 잘려서 딸려 나오는 앙증맞은 녀석들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쌀국수 국물에 꼭 짜서 먹잖아요. 그리고 현지인들이 베트남식 소주를 마실 때도 타서 마십니다. 육류와 해산물 요리에 뿌리면 잡내와 비린맛을 잡는 데도 그만입니다. 생으로 먹는 건 잘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일찍이 라임은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등을 막는 효과가 알려져 한균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라임은 구연산이 풍부해 침을 고이게 하여 소화를 돕고,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 소화기관을 자극하게 합니다.
라임의 시큼함은 레몬보다 심해서 직접 먹기보다 라임청이나 라임 민트차로 만들어 드셔 보길 권합니다. 물이나 탄산수에 라임 슬라이스를 띄어 먹는 것도 상큼하고 좋을 것 같아요. 피클이나 처트니도 가능할 것 같고... 생각보다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많네요.
하지만 상한 산성과일 이므로 공복에 드시는 건 피하시길 바랍니다.
깔라만시 (Quất)

깔라만시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 전역에 분포하는 열대성 작물로 1년 내내 재배되는 열대 과일입니다. 금귤과 만다린 오렌지의 교배종으로, 베트남에서도 국민 과일의 하나로 불리고 있죠. 필리핀에서는 신이 내린 과일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깔라만시는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일품으로, 비타민C를 다량 함유하고 있고 열량도 낮아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지방을 분해하고 연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깔라만시 열풍이 휩쓸고 지나가기도 했고요.
깔라만시는 라임과 함께 베트남의 식당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정말 친숙한 과일입니다. 특히 디톡스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죠. 디톡스란 인채 내에 축적된 생활 독소 나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기능을 말 합니다. 레몬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30배나 많아 피로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탄력에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게다가 풍부한 식이섬유와 폴리페롤이 체내 지방 분해를 유도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죠. 베트남 국민들의 비만율이 낮은 이유가 혹시 깔라만시 때문은 아닐까요?
아, 한가지 더.. 깔라만시에는 '시네 후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요. 염증을 억제하는 천연 항생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평소 즐겨 먹으면 아토피나 피부염증·질환 등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자몽 (Bưởi)
영어로는 '그레이프 프루트' 라고 합니다. 열매가 포도처럼 열리기 때문이죠. 일찍이 자몽주스가 체중 증가를 막고, 혈당을 낮추는데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몽은 맛이 굉장히 오묘한 과일인데 첫맛은 시고, 중간 맛은 달고, 끝 맛은 씁쓸해서 한 번에 여러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쓴 맛은 대게 속껍질과 겉껍질에서 나오기 때문에 모조리 벗겨내면 시고 단맛만 느낄 수 있습니다. 귀찮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자몽을 반 개 만 먹어도 하루에 권장되는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A도 하루 권장량의 5%이상 들어있다네요. 그만큼 비타민C가 풍부 하다보니 감기 예방과 피로회복에 좋은 건 당연할 겁니다. 참고로 서양에서는 숙취를 위해 자몽 음료를 마신다고 해요.
자몽만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리코펜'과 '리모노이즈'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거예요. 둘 다 항암작용에 뛰어나다고 합니다.
한 때 인터넷을 달구던 덴마크식 다이어트 기억하시나요? 그 다이어트 방법에 필수 구성 식단중 자몽이 당당히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레몬 (Chanh Vàng)
보기만해도, 아니 듣기만 해고 상큼한 과일입니다. 아무래도 앞서 언급된 과일들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접해왔기 때문이겠죠. 어릴 적 '레모나'는 왜 이렇게 시큼할까 궁금해서 원료를 살펴보면 가장 큰 글씨로 쓰여 있던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구연산!!
구연산은 몸에 쌓인 피로를 회복 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에너지 생성에 필수 요소인 철분을 흡수를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비타민C가 빠질 수가 없겠죠. 감기 예방과 피로회복, 피부 트러블을 위해 그간 한국인이 먹은 열대과일 누적 소비량에서 레몬을 따라갈 과일은 없을 것 같네요.
레몬 속 수용성 섬유질 '펙틴'은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커져, 뇌가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활용되어 왔습니다. 또다른 효능은 레몬이 우리의 몸을 알칼리화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속의 체액은 항상 약 알칼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인류가 먹는 요리는 몸을 산성화 시키죠. 특히 육류와 생선류가 대표적입니다. 체내의 pH 농도가 산성이든 알칼리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건강에 해가 됩니다. 언급하였 듯 식사 때 몸속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음식물이 산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pH 수치의 균형을 위해 알칼리 성분이 반듯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레몬이 신맛이 나기는 하지만 스테이크나 활어 회에도 자연스럽게 곁들여 먹는 이유입니다.
오렌지 (Cam)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과일중 하나입니다.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가진 오렌지는 생과일 주스로도 쉽게 접할 수가 있죠. 아~ 유년시절 큰 유리병에 들었던 델몬트 오렌지주스가 생각납니다. 손님들이 집에 들고 오던 델몬트 오렌지주스는 어린이날 받던 종합 선물세트만큼이나 반가운 선물이었죠. 물론 그 선물이 고스란히 다른 손님들에게 대접되고 나면 제가 맛볼 수 있는 건 그리 만지 않았습니다만...
오렌지에 들어있는 '헤스페리딘'은 모세혈관의 건강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체내에 지방산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능도 있다고 하고요. 오렌지에도 '펙틴'이 들어있는데, 펙틴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네요. 흔히 먹는 쥬스 말고 마멀레이즈 잼으로 활용도 하기도 합니다.
귤 (Quýt)

한국에서는 겨울 과일의 여왕이라고 불리우죠. 귤 100g당 44mg의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귤 2~3개만 섭취해도 성인 기준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을 채울 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다 까버리고 먹는데, 귤 속 휜 껍질 부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그대로 섭취하는 게 좋다고 그러죠? 저처럼 싫어하신다면 따로 모아서 깨끗이 씻은 다음 말려서 차로 끓여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귤류 활용법
과일청으로 만들어 에이드로
제일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설탕과 1 : 1의 비율로 청을 만들고 탄산수에 타 얼음과 함께 에이드로 마시는 방법이에요.
달콤하고 상큼한 비타민C가 온몸 구석구석 세포를 일깨워주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원하는 과일로 청을 담그면 되는데, 항상 시장이나 마트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제철 과일을 이용하는게 좋겠죠. 비가 오는 날에는 따뜻한 차로 마셔도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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