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바이오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논한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의 최대 핫이슈 SK바이오팜.. 엄청난 청약열풍으로 그야말로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었죠.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만 역대 최다인 31조 원으로 IPO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상장 첫날 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가 형성이 되더니 연일 상한가로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우리 사주를 받은 임직원들은 몇 억을 벌었다더라 하는 썰들이 나돌고 있을 정도고요.
7월 18일까지 상한가 238,500원에 시가총액 17위까지 올라섰고 액수는 약 17조 원에 달하죠. 공모가가 49,000원 이었으니 청약받으신 분들 정말 부러울 따름입니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바이오주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SK바이오 팜에도 엄청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요?
SK바이오팜은 어떤회사?
SK바이오팜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SK의 주식이 75%에 달하는 SK의 바이오계열 회사입니다. 워낙 유명한 계열사가 SK에 많죠.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등..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해당 업종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입니다. 그에 비해 SK바이오팜은 이제 갓 주식시장에 뛰어든 새내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아왔죠.
그러나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회사를 키운 방식입니다. 선경직물, 그러니까 직물공장에서 시작된 SK는 이렇게 많은 기업사를 거느린 대기업이 되기까지 사실 기업들을 하나하나 공들여 키웠다기보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왔죠.
먼저 SK를 재계 서열 10위에서 5위로 순위를 껑충 뛰게 만들어준 당시 유공으로 불리던 대한 석유공사의 인수로 탄 생것이 지금의 SK이노베이션이고, SK텔레콤은 한국 이동통신 서비스를 1994년에 인수해서 만들어진 회사이고, 처음엔 현대건설이 인수해서 반도체 회사로 키워냈던 하이닉스는 2012년 SK의 품 안으로 들어와서 SK하이닉스로 간판을 바꿔달게 되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SK바이오팜은 1993년 SK지주사 직속으로 신약개발 R&D에 참여하면서 시작이 되었죠. 고 최종현 SK전 회장은 일찍이 바이오에서 미래를 보고 대덕연구원에 직접 연구부서를 꾸리죠. 최태원 회장이 1998년 그룹 경영을 넘겨받지만 그 기조는 계속되었습니다.
2002년엔 2030년이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로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약개발과 의약품 생산까지 모든 벨류체인을 통합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르죠.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화될 때 조차도 바이오팜은 품안에서 절대 꺼내놓지 않았죠. 그야말로 그룹 직속이었던 셈입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진 바이오팜은 그 어렵다는 신약을 개발하게 됩니다. 1996년 성분명 '솔리암페톨' 이라는 약에 대해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FDA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고 2년이 지나서 '카리스바메이트' 라는 약이 역시 FDA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냅니다. 2005년에도 2009년에도 신약개발 절차가 착착 진행이 되었죠.
그리고 2011년 SK에서 물적 분할을 해서 드디어 SK바이오팜으로 독립을 합니다. 바로 이 해부터 '솔리암페톨'이 미국 제약사와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회사와도 동일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다보니 이제는 바이오팜에서 바이오텍을 분사해 의약품 조달 회사를 따로 두게 됩니다. 역시 SK지분 100%로 말이죠.
마침내 2019년에 1996년 임상시험승인을 받았던 '솔리암페톨'이 FDA 신약 판매허가를 받았고 2005년 임상시험 승인을 얻었던 '세노바메이트' 역시 2019년 판매허가를 받아냅니다.
SK가 그동안 바이오팜과 바이오텍에 출자한 금액은 8,000억이 넘는데요, 법인되기 전까지 생각을 하면 투자규모는 적어도 1조 원에 육박할 거라는 추측이 있듯 정말 공들여 키운 자식이 분가하여 올해 드디어 홀로 서기를 시작한 셈입니다.
SK바이오팜의 미래
이렇게 오랜기간에 걸쳐 마침내 상장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과연 이게 SK바이오팜의 적정 기업가치냐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약이 이미 있다 하더라도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경쟁제품은 있는지 파이프라인의 임상단계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 인지 살펴본다면 우리가 SK바이오팜의 적정주가가 얼마인지 자세히 가늠해 볼 수 있겠죠!?
전폭전인 모기업의 지지를 받았지만 신약개발이라는 것이 워낙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산업인지라 SK바이오팜은 여기저기 투자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바로 "중추신경 관련" 질병에 말이죠. 대표적인 분야가 뇌전증과 기면증 치료제인데, 먼저 미국과 유럽에 승인을 받은 '솔리암페톨'은 수면장애 치료제입니다. 미국에서 2019년 7월부터, 유럽에선 2020년 5월부터 이미 판매가 되고 있죠.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아시아 12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기술 수출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재즈파마슈티컬이라는 회사가 판매 중입니다. 재즈 파마슈티컬이 개발한 오리지널 제품이 자이렘(Xyrem)인데 자이렘의 기술 특허가 2023년에 만료가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보입니다.
삼성증권의 리포터에서는 '솔리암페톨'이 해당 분야에서 과점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면서 매출액 기준 4~7%의 로열티를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처방이 전분기 대비 41%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을 했고요.
흔히 간질이라고 불리우는 뇌전증을 치료하는 '세노바메이트' 프로젝트를 보면 부분 발작의 경우 이미 미국 FDA 허가를 받았고, 유럽에서는 판매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발작 빈도수 감소와 낮은 부작용으로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로 기대를 받고 있고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상업화 권리는 아벨 테라퓨틱사에 기술 수출을 했는데 지금 유럽의약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만약 팔리기 시작한다면 역시 로열티 수익을 받게 되겠죠. 삼성증권은 2030년 관련 매출액을 9억8000만 달러, 시장점유율을 약 30%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적응증을 넓힌 전신발작에 대한 약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미래가 더 밝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서 의사 대상 선제적 마케팅을 직접 진행하고 있어서 비용 절감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그밖에 집중력 장애, 조현병, 조울증 등에 대한 임상 1상도 진행 중에 있는데 어쨌든 자체 능력으로 뇌질환 치료제를 미국 시장에 시판한 국내 유일의 사례라는 점을 비추어 봤을 때 국내 바이오 시장 가치를 끌어올린 것만은 인정받아야 할 사실입니다.
FDA에 따르면 신경계나 정신과 질한 치료제의 경우 임상 성공 가능성이 6~8%에 불과해 항암분야 다음으로 개발 가능성이 낮은 분야로 꼽힙니다. 파이프라인만 보기에는 SK바이오팜의 야심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바이오팜은 2018년에 글라이식스 테라퓨틱스사와 합작투자법인을 만들고 지분 49%를 소유하게 되는데, 2015년부터 희귀병 신약개발에 매진하던 이 영국 회사가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만성 변비치료 물질 '렐레노프라이드'의 잠재력을 보고 손을 내민 것이죠.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의 신약개발에 계속해서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작년엔 아일랜드 원료 의약품 생산공장인 스워즈사를 인수했습니다. 원래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소속이었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유럽에서 팔 약 유럽에서 생산하겠다는 겁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약품은 연간 8만 1000리터라고 하는데, 그것도 항암 항바이러스 당뇨치료제 심혈관 제등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제약 제품을 말이죠. 한발 더 나아가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사에 100억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계열사내 몸집 키우기도 한창인데 실제로 SK가 작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SK팜데코를 세웠는데 이 계열사가 SK바이오텍, SK바이노텍 아일랜드, SK팜데코 미국법인 AMPAC을 통합해서 운영하기로 했다고 해요. SK팜데코는 2025년 이후 위탁생산 사업가치를 10조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보건복지부 의약품 공급처로 선정되었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그 밖의 백신사업을 하는 SK바이오 사이언스에 혈액제 전문기업인 SK플라즈마까지 바이오 4총사의 시너지가 SK바이오팜에 얼마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Risk도 공존합니다. 앞서 언급된 대부분이 현재 진행형이 아닌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일단 뇌전증이나 수면장애 치료제가 신약인데다 나머지 파이프라인도 임상 1 상인 상태여서 앞으로 10여 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부담이 아닐 수 없죠. 그리고 이미 출시가 되었지만 워낙에 의약품 업계가 초기 마케팅에 쓰이는 금액이 크다 보니 시장에 안착되기까지 발생할 막대한 투자비용도 또 다른 부담입니다.
그리고 '솔리암페톨'의 경우 경쟁제품이 2020년 FDA와 EMA의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시장에 경쟁자가 나타나면 어떤 식으로든 파이를 나눌 수밖에 없겠죠? 재즈사의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가 되면 약가가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특허의 만료는 곧 제네릭이 출현을 뜻하기에 시장에서의 혈투가 예상이 되기도 하네요.
또한 모든 파이프라인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고 오랜시간 비싼 가격을 받는다고 해도 과연 시장 자체가 얼마나 크냐 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 CDC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의 뇌전증 환자수가 340만 명, 그러니까 전체 인구의 1,2% 정도이고 기면증 환자수는 더 적은 20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당뇨나 혈관질환계 환자수와 비교해보면 시장의 사이즈가 아주 작습니다.
애초에 파이가 큰 시장이 아니다보니 엄~~~~ 청나 게 돈을 벌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죠.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류에게 나타나는 필연적이고 치명적인 질병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국내 굴지의 제약사들이 이런 질병약품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들도 여러 번 개발에 실패한 분야이죠. 개발하기가 어렵고 까다로운 만큼 단기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이미 20여년간 한 우물만 파서 인정을 받고 있는 SK바이오팜의 미래는 어떨까요? 사실 바이오 시장은 다름 업종과는 다르게 실적보고 투자 하는 사람은 없죠. 주로 임상에서 벌어지는 이슈나 예상 수요에 따라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데 바이오 분야에 투자자 이시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정말 강철 멘털이 필수일 것 같아 보입니다.
스타트가 나쁘지 않은 SK바이오팜.. 부디 '삼성'이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업계의 상징 인것처럼, 바이오 분야에서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기원합니다. 공모주에 당첨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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