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냐 아니냐? 투자냐 투기냐?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에 이어 시총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더리움은 최근 급등새를 타면서 관심의 중심에서 연일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 이더리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비트코인과는 어떤 차이가 있고, 마지막으로 이더리움과 뭔가 관계가 있을 것 같은 이더리움 클래식에 대해서도 알아 보겠다.
경제면에 가상화폐에 관한 소식이 도배되지 않는 날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특히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은 차라리 밤하늘에 별을 따는 것이 쉬울 것 같은 시대이고 주식투자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식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치워진 지 오래라고 여겨지기에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암호화폐를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듯하다.
참고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던 동기 한 녀석도 몇 년전 비트코인 투자로 평택 고덕지구에 다세대 주택과 고향 수원에 아파트를 계약하며 지긋지긋한 전월세 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격했기에 개인적으로도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지난 12년간 주식투자를 하면서 연평균 14%의 수익을 올리며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는데, 그 녀석이 올린 수익률은 단 방에 무려 2000%. 실화냐...
최근들어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 말고도 일론 머스크에 의해 핫이슈가 된 도지 코인을 비롯해도 각종 알트코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 이더리움은 제법 무게감이 있는 코인인데도 큰폭으로 올랐고, 이더리움 클래식 까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더리움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이다. 그러나 그 수가 제한되어 있는 비트코인과는 달리 이더리움은 발행 수가 제한되지 않아서 무한 채굴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금까지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이더리움의 아버지 비탈릭 부테린은 관련된 정보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2019년엔 한국을 방문해서 국회에서 열린 블록체인 간담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1994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1999년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지금은 스위스에 거주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 천재로 알려진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도 천부적인 자질을 보였다고 한다. 그의 부모 모두 프로그래머였다니 환경적인 요인도 좋았다. 부테린은 아버지를 통해 2011년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고는 이내 블록체인 기술에 매료되었다고 하는데, 2년 뒤인 2013년 불과 약관의 나이에 이더리움 백서를 세상에 발표한다.
기업이 상장전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등판하듯, 이더리움은 이 백서를 통해 ICO(Initial Coin Offering) 즉 가상화폐 공개를 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3만 BTC, 당시 시세로 1800만 달러를 투자받고 그 돈을 토대로 2015년 이더리움이 출범하게 된다.
비트코인이 1세대 암호화폐라면 이더리움은 2세대로 불린다. 블록체인을 여러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코인이기 때문인데, 비트코인이 송금 or결제 같은 금융거래 시스템의 사용에만 국한되어 있지만 이더리움은 거래내역뿐만 아니라 계약내용 까지도 모두 담을 수 있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내장된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는 블록체인이라고 말 하기도 했는데 이는 단순한 화폐기능을 넘어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이 유선전화나 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인 셈이다. 획일적이고 단순한 업무능력에 머물러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복잡하고 심화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이더리움이다. 그만큼 쓰임새가 다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더리움이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스마트 계약기능을 실현시켰기 때문인데, 스마트 계약 기능이란 블록체인 기반 계약조건 설정 후 각 계약이 조건에 부합되는 경우에만 실행이 되는 디지털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들어 100만 원을 즉시 송금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열흘 후, 일 년 후에 송금한다는 거래 시간도 조건으로 넣을 수 있고 그 외에 다른 항목들도 무한대로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계약 기능은 이더리움의 확장 가능성이 무한대임을 암시한다.
부동산을 계약한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중계인이 있어야 하고, 매도인과 매수인은 법적으로 보장 받는 서류를 작성해서 서로 주고받는다. 물론 계약조건이 정확한지 숫자 하나 틀린 게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을 하고 이후 법무사의 공증을 받는 복잡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중요한 거래이거나 거래금액이 크다면 중계 보수도 상당할 것이고, 당사자가 멀리 떨어져 있다면 시간과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계약은 공간적 시간적제약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NFT(Non-Fungible Token)거래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블록체인을 통해서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는 데다 디지털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 소유권도 명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암호화폐를 이용한 거래가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점차 활성화 되고 있는 만큼 확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의 거래는 국가나 언어를 뛰어넘는 경우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나 온라인 상에서의 거래도 점점 늘어날 테니 스마트 계약의 쓰임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이유로 JP모건은 리포트를 통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것이라는 평가는 내놓기도 했다.
자, 그렇다면 이더리움 클래식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름도 비슷하고 심볼마저 닮아있기에 이더리움의 사촌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면 어느 정도 맞는 셈이다. 이더리움 클래식은 이더리움에서 독립한 코인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이더리움 해킹 사건이었는데 2016년 이더리움은 해킹으로 360만 개 이더리움을 도난당하는 일이 있었다.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개발자들이 발 빠르게 대처해서 도난당한 이더리움을 사용할 수 없게 조치를 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부 개발자들은 해킹 사건의 모든 기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 편에서는 해킹도 기록이기 때문에 일부라도 로그가 삭제된다면 모든 거래내역이 남겨져야 한다는 블록체인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록을 모두 남기고자 하는 쪽에서 별도의 체인으로 독립한 하드포크가 바로 이더리움 클래식이다.
이번 글에서 주로 이더리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 향후 이더리움 플랫폼이 더 탄탄해지고 쓰임이 늘어나는 것과 이더리움의 시세와는 별개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고 싶다. 당장 실생활에서의 활용 유무도 불확실한뿐더러 지난 5월 21일 중국 중앙은행이 모든 암호화폐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발표로 전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어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미국 연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리고 또 다른 변수는 이더리움은 발행량에 제한이 없기에(이더리움 클래식은 발행 제한이 있음)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할지 그 가치판단에도 물음표가 붙기 때문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특정 코인의 이름이 너무 예쁘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투기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다양한 정보의 수집과 학습이 선행되는 신중한 접근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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